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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       - 정채봉

정채봉 산문의 정수를 담은 도서 『첫 마음』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았던 정채봉의 맑은 순간 정채봉은 각박하고 고된 현실에서 많은 사람이 본래의 마음,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세속적 욕망에 사로잡혀 고통 속에 빠지게 된다고 여겼다. 그는 자신의 글로써 삶에 그을린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고 위로하고 싶어 했다. 우리가 잃어버린 어떤 것들을 소박한 문장 속에 끌어와, 설교하거나 계몽하지 않고 독자들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랐다. 이해인 수녀는 “동심이란 단순히 철없고 어린 것을 뛰어넘는 순수함, 순결함, 진실함과 직결되는 기도의 모체”이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되찾고 싶은 그리움의 가치”라고 말했다. 동심의 세계를 파고들던 정채봉의 의지가 ‘성인 동화’라는 문학적 성취를 이루어 낸..

책 (Book read) 2021.08.12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하재영

폭주하는 이 시대를 향한 질문 “집은 나에게 무엇인가?” 혼돈의 팬데믹 시대를 맞아 집이 갖는 의미는 더욱 각별해졌다. 그런 와중에도 집이라는 부동산을 향한 욕망과 그 욕망을 부추기는 행태는 수많은 이들에게 좌절과 불안을 가중시킨다.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는 그런 혼란의 시대에 집이 갖는 본질적 가치를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경제적인 부침과 함께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극과 극의 주거 형태들을 경험한 한 여성의 자전적 이야기이지만,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집과 개인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누군가는 향수를, 누군가는 지금의 현실을 만날 것이다. 이 책이 독자로 하여금 각자의 과거와 현재로 떠나게 하는 힘은 저자의 솔직한 고백과 이를 뒷받침하는 탁월한 문장력에 있다. ..

책 (Book read) 2021.08.12

남파랑길.제67일차.90코스:미황사ㅡ해남 땅끝탑.

*남파랑길.제67일차. 90코스:미황사ㅡ해남 땅끝탑. 15km. 절에서의 새벽 타종소리에 일어나 문을여니 여명이 밝아오고 새벽안개에 휩싸인 조용한 경내 분위기가 몽환적인 느낌이다 떠날준비를 하고 아침공양을 마친후 이길의 마지막코스인 90코스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미황사에서 땅끝탑까지의 거리는 14키로 정도라 편안하게 생각하고 여유있게 걷기 시작 했지만 바로 숲길에서 시작하는 길은 오름과 내림이 연이어 이어지며 오름과 내림의 경사도 정도가 아주 심해 완전 등산코스 수준이다 이길은 달마산둘레길인 달마고도 산능선을 따라 한참을 걷다 땅끝천년숲옛길로 이어지는데 오름과 내림의 반복은 전망대를 지나 종점 땅끝탑까지 계속 이어지어 긴장을 노을수 없었다. 산길은 돌길로 작은 돌길과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있어 조심스럽..

남파랑길.제66일차.89코스:원동버스터미널ㅡ미황사

남파랑길.제66일차. 89코스:원동버스터미널ㅡ미황사. 14km 오늘은 89코스를 걷기위해 동부방향 군내 첫버스를 타고 출발점인 원동버스터미널으로 향하는데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눈에 익숙하게 들어온다 원동터미널은 그냥 작은 버스정류장인데 몇번째 이곳을 지나는 곳이 되었다. 이곳에 내려 89코스 시작점 표지를 찍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날씨는 흐리고 습도가 높아 얼마 걷지 않아도 땀으로 옷이 젖어 든다. 지난번 86코스를 걸을때 해남에서 건너온 완도대교를 이번에는 반대로 완도에서 완도대교를 건너 해남으로 건너 가는데 지난번에 만났던 개들도 알아보지 못하는지 멀리 갈때까지 짖는다. 농가를 지나칠 때면 집집마다 개를 여러마리씩 기르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작은 개도 아닌것을 왜 이렇게 기르는지 모르겠다. 묶여..

남파랑길. 쉬는 날.

남파랑길. 6월11일.쉬는날. 어제부터 비. 어제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밤사이 잠이 깨어 창문을 내다보니 창문에 빗방울이 맺혀있고 길위에도 빗줄기가 보인다. 일기예보는 점심때쯤까지 내린다는데, 아침에 출발할 수 있을까 하며 자꾸 창밖으로 마음이 쓰인다 길위에서 자연히 습관이 되어 이른 아침이면 눈이떠지는데 제일 먼저 하는 것이 하늘을 쳐다보며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다. 아직도 길위에 고인물에는 작은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밤사이 처럼 많이 내릴것 같지 않고 서서히 그칠것 같은데 일기예보처럼 오전 내내 올지 알수가 없다. 어제 비 바람치는 것을 보고는 하루쯤 쉬어가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창밖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있으니 무언가 리듬이 바뀐 것같고 잘못된 하루의 시작을 하는것..

남파랑길.제65일차.88코스:화흥초등학교ㅡ 원동대교.

남파랑길.제65일차.88코스:화흥초등학교ㅡ 원동대교.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수평선 넘어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드리며 떠오르려고 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사진을 찍고 조금 기다렸지만 구름에 가리어 어느새 구름속으로 떠올랐다. 88코스를 걷기위해 오늘도 첫버스에 오르니 15분만에 출발점에 도착한다 화흥초등학교 시작점에서 어제는 길건너 87코스를 역방향으로 시작했는데 오늘은 학교옆 담을 끼고 농로길로 접어드는데 이길이 새로 변경된 길이어서 아무런 표식이 없어 앱에 의존하여 길을 찾는다. 오늘코스는 상왕산을 오르는 코스라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걷기시작 했다 임도길로 산허리를 빙글 돌아 서서히 한참을 오르더니 곧이어 가파른 등산길로 접어들면서 돌계단과 철계단으로 본격적으로 산행길로 접어든다. 길은 좁고 돌..

남파랑길.제64일차.87코스:화홍초등학교ㅡ완도항해조류센타.

남파랑길.제64일차. 87코스:화홍초등학교ㅡ완도항해조류센타. 21km 일어나 창문으로 보이는 바다는 아직 어둠이 남아있다. 조금지나 저멀리 수평선 위에 붉은 빛이 서서히 물들이며 해가 솟아 오르는 모습은 열정적으로 보인다. 오늘도 88코스를 걷기위해 서쪽방향으로 출발하는 첫버스를 타고 15분후 부흥리 정류장에서 내렸다 88코스 종점이 청해포구 촬영장입구에서 화홍초등학교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역방향으로 걷기위해 방향표시를 찾았지만 변경된 코스여서인지 아무것도 없어 우리는 두루누비를 보면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방향표찰이 붙어있지 않으니 이길인지 저길인지 갈림길이 나타날 때 마다 멈추어 길을 확인하며 한참동안 구불 구불 농로길을 걷다보니 기존코스와 합류되는곳에 표찰이 붙어 있다 빨간색, 파란색 표찰이 붙어있는..

남파랑길.제63일차.86코스: 해남 남창정류소ㅡ 완도항 해조류센타

남파랑길.제63일차. 86코스: 해남 남창정류소ㅡ 완도항 해조류센타 26km. 완도 3개코스중 86코스가 가장 거리가 길고 한낮 더위가 심해 첫차를 타고 남창리로 이동하기로 한다. 06시10분 차를 타고 출발하는데 오늘은 중간 중간 할머니 여러분이 차에 오르신다. 할머니들은 짐보따리를 가지고 차에 오르실때를 보면 모두 슬로우 모션이다. 허리와 무릎이 아프신지 차 문이 열리면 짐보따리를 휙 차 안으로 먼저 던져 놓으시고 차 문고리를 잡으시고 화장실에서 힘을 주듯이 힘들게 오르신다. 다들 어디를 가시는지? 요즘은 농사철이 바쁘신가 보다 마늘, 양파, 감자가 수확철이라 모두 일하러 가시는 모양같다. 그래도 할머니들께서 허리, 무릎이 아파 힘들어 하셔도 하루 일당이 십만원이 넘는 고가의 일당을 받으신다. 논 농..

남파랑길.제62일차.84,85코스:도암농협ㅡ사내방조제ㅡ해남남창주유소.

남파랑길.제62일차. 84코스:도암 농협ㅡ사내방조제. 13.7km 85코스:사내방조제ㅡ해남남창정류소.18.7km 32.5km. 오늘은 84코스와85코스를 걷기위해 첫시간버스를 타고 이동해 길을 걷기시작했다 오늘코스는 평지길로 걷기에 편안한길로 안내되어 있지만 오히려 농로길과 갯벌길 해안길 일직선으로 벋어 있는 긴 사내방조제길을 걸을때는 지루하고 더운날씨에 지쳐 인내심을 가지고 걸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이런방조제길을 걸을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지루하긴해도 시원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사내방조제길을 지날쯤 해남이라는 안내판을 보니 정말 먼길을 걸어 왔구나 하는 생각과 이제 앞으로 완도3코스와 해남2코스만 걸으면 이모든 여정이 끝난다 한참을 치쳐서 걷고있을때 밭일을 끝내고 경운기를 타려던 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