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6월11일.쉬는날.
어제부터 비.
어제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밤사이 잠이 깨어 창문을 내다보니 창문에 빗방울이 맺혀있고 길위에도 빗줄기가 보인다.
일기예보는 점심때쯤까지 내린다는데,
아침에 출발할 수 있을까 하며 자꾸 창밖으로 마음이 쓰인다
길위에서 자연히 습관이 되어 이른 아침이면 눈이떠지는데 제일 먼저 하는 것이 하늘을 쳐다보며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다.
아직도 길위에 고인물에는 작은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밤사이 처럼 많이 내릴것 같지 않고 서서히 그칠것 같은데 일기예보처럼 오전 내내 올지 알수가 없다.
어제 비 바람치는 것을 보고는 하루쯤 쉬어가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창밖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있으니 무언가 리듬이 바뀐 것같고 잘못된 하루의 시작을 하는것 같다
길 위의 사람은 길위에 서 있어야 마음이 편안한데
안절부절 자꾸 눈길이 창밖 길위로 간다.
09시쯤 되서야 비가 그치고 먼 산위에 구름이 걸려있고 바다에도 흐리게 습기가 내려 있다.
창밖으로 내려다보니 배낭을 맨 남자가 홀로 어디서부터 걸어 왔는지 아니면 이곳에서 머물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 나섰는지 남파랑길 87코스 시작점 나무표식이 붙어있는 곳 앞에서 사진을 찍고는 다시 길을 떠나간다.
지금이라도 우리도 출발할까?
다시한번 하늘을 올려다 본다.
차길은 서서히 빗물 자국이 거쳐가는데 일기예보는 중간에 비가 또 온다는 것이 마음이 쓰여 갈피를 못잡고 혼란 스러워져 버스시간표를 보고
종점 도착시간을 예측하며 아내에게 우리도 가자!
해보지만 하루를 쉬어가는 것도 여유를 갖는 것이라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 쉬기로 하였다.
커피한잔을 빼어들고 바닷가 벤취에 앉아 어선 넘어 바다를 바라보니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서인지, 긴장이 풀려서 인지 피곤이 몰려온다
어제 점심을 먹고 식당을 나오는데 주인남자분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 인사를 건네신다.
간단히 대답을 하고 나오려는데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건네시며 문밖으로 따라 나오시며 이것저것 질문을 하신다.
나이는 나보다 연배인듯 보이는데
어디서 부터 걸었느냐?
몇일을 걸어었느냐?
힘들지 않느냐?
오늘은 어디서 부터 걸었느냐?
하루에 몇키로씩 걷느냐?
잠은 어디서 자고 식사는 어떻게 하느냐?
나이는 몇살이냐?
두분 몸을 보니 건강해보인다.
두분이 같이 걸으시니 참 좋아 보인다.
대단해보인다
부럽다!
하시며 부럽습니다!하며 또 인사를 건네신다.
오후가 되면서 하늘은 어느덧 비구름이 물러가고
맑은 하늘에 구름만이 수를 놓았다.
마라토너들은 42.195km라는 먼거리를 달린다.
일정한 발걸음의 속도를 짜임새 있게 유지하며
끝까지 달리는것이 계획한 시간에 도달할 수있다.
그 먼 거리를 한번의 쉼도 없이 달리며 약간의 물만으로 입을 축이고 이내 결승점을 얼마 남기지 않고는 온몸의 힘을 다해 마지막 스폿트를 내는 것처럼 우리부부도 계획보다 참 많은 길을 걸어 왔지만
이제 두코스를 남기고 마지막 발걸음을 온힘을 다해 힘차게 내딛고자 한다.
항상 기도드리며 온전히 이길을 걸수 있기를 긴구한다.
식당: 삼교리동치미 막국수.061-555-0516
완도읍 장보고대로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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