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Portuguese

포루투갈 길 제30일차. PONTEVEDRA ㅡ CALDAS de REIS.

나타나엘 2019. 6. 8. 20:11

 

 

 

 

 

 

 

 

 

 

 

 

 

 

 

6월8일. 30일차. 토요일. 흐림.

PONTEVEDRA ㅡ CALDAS de REIS. 22km

Alb. Albergue Agarimo.24유로(3인실.좋음)

 

어제부터 기온이 내려가 이곳 주민들도 한겨울 옷을 입고 다닌다.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어떤분은 밍크외투를 걸친분도 만났다.

오늘 아침 기온도 뚝 떨어졌다

장갑을 끼고 얇은 바람 막이를 입었는데도 코가 시럽다.

주머니에 손수건으로 목을 두르니 한결 나았다

발걸음을 빠르게 해보지만 쉽게 추위가 가시지 않는다.

 

도시 뒤골목에는 아직 가로등이 켜져있고

어느 골목 카페 앞에는 젊은 남여들로 시끌뻑적하다

주말이라 밤을 지새웠는지 밤사이 큰소리가 들렸던 것이

이들이었나보다.

 

강가 다리에는 아직 가로등이 켜져 있으며

강건너 먼하늘은 붉게 물드려져있고

강에도 붉은색으로 아침 하늘을 그려 놓아

아침 강변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놓는것이

너무 아름다운 아침 모습이다.

 

강을 건널때도 우리 둘 밖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다리를 건너

도시를 빠져나와 외각 흙길로 접어드니 어디서 모여 들었는지

앞에도 뒤에도 순례객들이 줄지어 간다.

그들이 맨 배낭도 여러가지고,

입고 있는 옷도 여러 형태이다.

작은 개나리 봇짐을 진 사람,

집 뒷산 가듯이 작은 배낭을 달랑 맨사람

깨끗한 운동화를 신은 사람

캐주얼 복장을 한사람

산티아고가 가까워오니 각양각색의 모양들이다.

 

누가 뒤에서 '선생님'하고 부르기에

깜짝 놀라 돌아보니 서연씨가 어느새 뒤에 왔있다.

서연씨는 손에 비닐봉지를 내밀면서 복숭아 드실래요 하며 권한다.

하는 모습이 부침성있는 것이 이쁘고 너무 반갑다.

어제 카페에서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는데 오늘 또 이시간에 길에서 만난것이다.

 

서연씨와 이야기하며 걷고 있는데

자전거가 우리옆에 서더니 '류산씨가

소개한 박철 입니다.' 하시는데 처음 말씀을 알아 듣지 못하였다.

카톡으로 포루투갈 자료를 보내드리고 도움이 될 책도 소개해 드렸는데

어느새 리스본에 오셔서 자전거로 이곳까지 오신거다.

참 대단하시다.

오시다가 반대방향으로 자전거여행을 하시는 고다우 이상인 안드레아 형제를 만나서 차담을 나누며 우리부부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신다.

카톡으로 대화하던분을 까미노길에서 만나 뵙게 되니 참 반갑다.

인연이란 참 신비하다

이길에서 느껴지는 선물 이기에

좋은 인연으로 마음에 새긴다

 

어제는 비탈길을 내려오는데 앞서가던

아내가 누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기에 다가가 보니 밀짚모자를

쓰고 수업이 덥수록한 한국 남자분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분은 산티아고 프랑스길을 생장에서 시작하여 포루토로 우리와 역방향으로 가시는분이시다.

성함은 권영익 나그네 닉네임을 쓰신다는데

산티아고길이 14번째 걷고 있다고 하시며

일년에 두번씩 다녀 가신다며 이만한 여행이 없다며 산티아고 길 사랑에 극찬을 하신다 ㅡ 돈 적게들고, 걸어서 건강하다며

매년 계속 걸으실거라 하시기도 했다

 

오늘도 두군데 카페에서 쉬면서 왔는데

쉴 때마다 장애자 팀을 계속 만나고

일부 길도 같이 걸으면서 왔다.

 

인연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오늘 이 시간에 이길에서 또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특히나 장애자팀은 항상 우리보다 앞서서 간다.

우리가 카페에 들어서면 만날 때마다

먼저 와 쉬고 있으면서 들어서는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반겨주었다.

 

주님!

주님께서 이길에서 맺어 주시는

인연을 귀하게

마음에 새겨 봅니다.

아마도 그들을 통해서

관계의 중요성을 배우며

항상 겸손함을 지니기를 바라시며

이길로

저희를 이끄심을

묵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