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East Coast)

해파랑길. 제23일차. 고래불해변 ㅡ 후포

나타나엘 2020. 5. 31. 18:38













*해파랑길.제6일차.
고래불해변 ㅡ 후포.(23코스). 12km
2020년 5월31일 .일요일. 맑음

커텐사이로 붉은 빛이 방안으로 강하게
스며든다. 핸드폰을 들고 발코니로 나가
바다를 내려다보니 아침의 힘찬 붉은 해가 바다위로 불쑥 올라와 있다.
매일 보는 아침해이지만 볼 때마다
경이롭고 마음에 전율이 흐른다.

주일 미사를 위해 숙소에서 어제 준비한 빵과 우유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나서니 시원한 바다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숙소를 나오면서 사무실 창을 보니 불이 꺼져있어
감사하다는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그냥 조용히 문을 열고 나왔다.
어제 저녁 친절하고 예의 바르시고 점잖으시며 항상 웃는 모습이신 숙소 주인 할아버지께서 가족이야기를 한참 하시다가 자식 이야기에 가슴 아파하시며 눈물을 지으신 모습에 우리까지도 마음의 안타까움이 전해왔고 서로살아가는 인생여정을 듣다보면
서로 공감하게 하게된다

오늘은 영덕구간을 끝내고 울진으로 넘어가는 날이다
울진은 아주 오래전에 관광으로 성류굴을 다녀온후 처음으로 오는곳이다

오늘걷는 이구간은 그동안 걸었던 길중 가장 편하게 동네 산책길을 걷는 느낌으로 걸었다
바다를 끼고 도로길을 따라 걷는 동해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데크길도 지나고 꽃길도 지나고
도로는 옛 구도로 차량 통행은 거의 없어 한적하게
파도소리를 들으며 어제의 힘든길을 걷다
오늘은 너무 편한길을 걸으니 발걸음이 가볍다

걷는도중 한번 쉬고 후포성당에 도착하니
미사시간보다 1시간 빨리 도착해 인근 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고 성령강림대축일미사를 참석했다

신부님 강론 말씀에
어린시절 축구를 할때 축구를 잘하는 형이 우리편이 되면 게임이 지고 있어도 마음이 불안 하지않고 그형을 믿는 마음이 있기에 이길수있다는 생각으로 든든했다고 하신다
이런 마음 처럼 우리 또한
성령이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을 가지면
우리의 위로자이고 안내자이며 협조자이신
성령의 도우심으로 든든 하다고 하신다

기도중에 성령께 도움을청하면
온유한 상태 평화로운 상태로 변화되어
선한생각을 주신다는 말씀도 하시며
부속가중 다음글을 들려주신다

가장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손님
저희 생기 돋으소서

영원하신 행복의 빛
저희 마음 깊은곳을
가득하게 채우소서

주님도움 없으시면
저의삶의 그 모든것
해로운것 뿐이리라.

산티아고길을 걸을때도
종종미사를 드리지만 강론을 알아듣지 못해 너무 아쉬었는데 이렇게 해파랑길에서의 드리는 미사를 통해 좋은말씀을 마음에 담을수 있는것도 특별한 감사의 시간이었다

신부님께서 타성당에서 오신분 있으시면
일어나 소개를 하라고 하셔서
우리부부는 일어나 서울교구이며
해파랑길을 걷고 있다고 인사를 드렸다.
미사를 드리고 나오니 신자들에게
떡을나누어 주신다
우리에게도 떡을 나누어 주시며
반갑게 인사를 하고 몇분들이 말을 건네시며 응원을 해주신다

성당인근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다 중국집이 보여 들어 갔더니 깔끔한 내부와 손님들이 계속오시는 것을 보니 인근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 같았다.
식사 도중에 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아침에 떠나온 숙소 할아버지시다.
가시는 것도 보지 못해 인사도 못드렸다면서 미안하다고 잘 걸으시라며 인사를 건네신다.
선한 모습에 차분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떠오르고 할아버지의 따스한 마음이 전해진다.

조금을 더 걸어가니 목적지인
후포항에 도착 되었다
오늘은 누적된 피로도 풀고 긴시간 휴식을 취하며
주일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