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이야기(Writing and Stories)

엄마와 시장가던 날

나타나엘 2025. 12. 17. 20:15

결혼전에 고대앞 제기동에 살았었어요.
고대학생 대상으로 하숙도 쳤지요.
그래서 어머니는 경동시장을 자주 다니셨어요.
어머니는 가실적마다 저를 데리고 다니셨지요.
머리에 이고 지고 들고
한봇다리를 사들고 오기도하고 이웃 가게 짐자전거를 빌려서 나르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어머니는 저에게 하나의 주전부리도 사주지 않으셨어요.
돈이 너무 귀하셨나봐요.

한번은 어머니 생신때 선물을 사려고 고대앞 제기시장을 몇일동안 돌아다니며 기웃기웃 거리는 것을 가족이 보았나봐요.
'너는 틈만 나면 시장 돌더라'하고 놀려 데더군요.
그런데 그때 제 주머니에는 오백원이 전부였는데 이돈 가지고 살것이 없어 매일 시장을 돌고 돌며 가격을 비교한 것이지요.
그돈은 제가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면서 등하교 교통비를 모은 것이었어요.
그리고는 오백원으로 작은 부럿지를 사서 어머니를 드린 기억이 납니다.

아들집에서 이틀을 자고 왔습니다.
손자들은 가지 말고 같이 살자고 합니다.
꼬맹이 남자 셋이나 키우는 자식집에서  생활이란 이제 힘이 부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놀아주어야 되고,
먹을 때는도와 주어야되고,
아들 며느리를 보면
아들 셋을 돌보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본인 시간은 조금도 없고 오로지 애기들을 위한 삶 입니다.

어떻게생각해 보면
부모가 건강하게  별일 없이 조용히 잘 사는 것이 도와 주는 것이다.
라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아들이 결혼 상대자를 소개할 때,
부모님 나이드시면 잘 모시겠다고 하면서
인사를 왔는데,
꼬맹이 셋을 보면
아이고,  효도 커녕 너희나 잘 살아라
생각듭니다.
그래서 법륜 스님 말씀모양
내가 행복하게 잘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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