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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택배  ㅡ 히이라기 사나카

“천국택배입니다. 물품 배달하러 왔습니다.” 아라가키 유코는 쓰레기가 가득한 집 안에 누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함께 살던 친구들이 세상을 떠난 뒤로는 그저 죽음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집에 낯선 배달원이 찾아온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혈혈단신 외톨이 신세의 독거노인에게 택배 배송이라니?《천국에서 온 택배》는 의뢰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맡겨둔 유품을 배달한다는 독특한 소재로 남겨진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연작 소설이다. 이 책은 허무맹랑한 설정이 아닌 현실 세계를 무대로 한 가상의 서비스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더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고인이 가닿기를 바라며 보낸 마음이 받는 사람에게 와닿는 순간, 서로 간의 오해는 사라지고 마음의 거리도 좁혀진다. 저마다의 상황에서 한..

책 (Book read) 2025.05.13

대범한 밥상 ㅡ 박완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제3권 『대범한 밥상』작품은 불혹의 나이에 등단하여 한결같은 동시대 감각과 삶의 적나라한 부분을 냉철하게 다루는 작가정신으로 영원한 현역으로 불린 박완서의 대표 중단편을 엮었다.1973년에 발표한 《부처님 근처》, 제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엄마의 말뚝 2》, 1997년에 발표한 《너무도 쓸쓸한 당신》, 2006년에 발표한 《대범한 밥상》까지 열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문학사의 앞선 세대가 쓰지 못했던 이면을 집중적으로 포착하며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온 저자의 빛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활동 초기에서부터 만년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다.

책 (Book read) 2025.05.06

새는날아가면서뒤돌아보지 않는다 ㅡ 류시화.

시인의 청춘 시절 시작된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추구가 어떤 해답에 이르렀는지 서문 제목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에서 드러난다. 이 신작 산문집은 독자의 오랜 기대에 대한 류시화의 성실한 응답이자, 상실과 회복에 관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생을 이야기하는 많은 산문들 속에서 류시화 시인이기에 쓸 수 있는 글들이 있다. 이 책은 쉽게 읽히면서도 섬세하고 중량감 있는 문장들로 우리를 ‘근원적인 질문과 해답들’로 이끌어가는 류시화 시인의 감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책 (Book read) 202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