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Book read)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ㅡ 기욤 뮈소

나타나엘 2021. 2. 17. 11:36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ㅡ 기욤 뮈소

이 소설은 ‘만약 우리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지나간 시간을 반추해볼 때 누구나 가장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생각은 회한과 아쉬움일지도 모른다.
시간을 역행할 수 없다는 것은 인간이 더없이 무력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욤 뮈소는 이 소설에서 시간의 장벽을 통과하는 인간을 그려 보인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본 사람이라면 ‘시간여행’을 실제로 경험하는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에서 좀처럼 시선을 뗄 수 없을 것이다. 기욤 뮈소의 소설이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비결이라면 늘 이렇듯 모두가 호기심을 느낄 수 있는 요소를 통해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를 이끌어간다는 점일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엘리엇은 명망 있는 외과의사로 성공적인 삶을 열어왔지만 한 가지 떨쳐버릴 수 없는 회한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연인을 사고로부터 구해내지 못한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만난 신비의 노인으로부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열 개의 알약을 얻게 된 그는 3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잡는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연인을 살려내지만 그의 과거사에서 한 가지 사실이 뒤바뀌게 되면서 나비효과처럼 그의 삶 전체를 뒤죽박죽이 된 혼란 속으로 밀어 넣는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가장 바로 잡고 싶었던 실수를 수정한 결과 다시 연쇄적으로 또 다른 문제가 무더기로 양산된 것이다.
기욤 뮈소는 결국 인간은 운명적 존재라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다시 한 번 기회를 부여해도 인간의 삶이란 도무지 완벽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인생이 뒤바뀐 엘리엇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얽혀버린 실타래를 풀어나가려 애쓴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20분씩 열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그가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극복해낼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