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Book read)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 -법정 스님

나타나엘 2020. 9. 28. 09:21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 -법정 스님

출가 50년, 법정 스님의 잠언 모음집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애초의 그 하나마저도 잃는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늙음이 아니라 녹스는 삶이다.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살 때는 삶에 철저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해 그 전부가 죽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삶의 방향을 수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 법정 스님의 글과 법문들에서 130여 편의 대표적인 내용들을 가려 뽑았다. 2006년, 법정 스님 출가 50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기획된 이 책은 내용을 법정 스님과 가까이 지내는 류시화 시인이 엮고,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의 명상적인 사진들로 본문과 표지를 장식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축시와도 같은 이 잠언집은 무소유, 자유, 단순과 간소, 홀로 있음, 침묵, 진리에 이르는 길과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로 채워져 있다.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어떻게 하면 단순하되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 것인가의 가르침들이 행간마다에서 읽는 이를 일깨운다. 소나무 숲에서 며칠 산림욕을 경험한 것처럼 영혼을 맑게 하는 글들이 인상적인 사진과 어우러져 그 깊이를 한층 더해 준다.
서양에서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 이후에 불교의 새로운 스승으로 법정 스님을 주목하고 있는 흐름에 맞추어 이 책은 한국에서의 발간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대만, 미국 등에서 출간을 준비 중이고, 각 나라에서 올해 상반기 안에 출간될 예정이다.
중국어 번역은 중국 문화대학교 한국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석사, 박사 과정을 공부한 노홍금(盧鴻金) 씨가 맡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연수평가원, 평생교육원 등에서 강사 생활을 하고 지금은 백석대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이문열 씨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을 중국어로 번역했다.
일본에서는 법정 스님의 산문집 <버리고 떠나기>를 일본어로 옮긴 고노 스스무(河野 進) 씨가 번역을 맡았다. 1939년 도쿄에서 태어나 한국의 목포, 원주, 서울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51년부터 다시 일본에서 생활한 고노 씨는 소피아 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거쳐 30여 년 동안 출판사에서 근무했고, 일본의 대표적인 자연주의자 야마오 산세이(山尾三省)와 가까이 지냈다.
미국에서의 출간을 책임지고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은 현재 미시건 대학 동아시아학 박사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메티 베게하우프트(Matty Wegehaupt) 씨가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 문학 석사와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교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인 아내로부터 법정 스님의 글을 소개받고 스님의 열렬한 추종자가 되었다.
이밖에도 이 책은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출간 계획을 갖고 번역자들과 접촉 중이다. 이 잠언집이 각국에서 출간되면 나라와 언어를 초월해 법정 스님의 가르침이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인간의 삶에 큰 스승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