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이야기(Writing and Stories)

동막골

나타나엘 2020. 2. 27. 16:40

내가 사는 동네는 서울의 동막골 이라고 우리 동네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부른다. 
북한산이 길게 가로질러 있어 더 이상 다른곳과 연결 되지 않는 지리적으로 산밑의 그런 마을들이다.
북한산은 우리에게 산과 숲과 계곡과 맑은 공기를 주고,
어느집에서나 쉽게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를 볼수 있고 큰길에서 동네로 접어 들면 바로 산이 앞에 보인다.

우리집 거실 소파에서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전경이 북한산, 도봉산이다.
그런데 한번 들어온 사람들은 다른곳으로 이주하기 쉽지 않다.
이곳은 S아파트 대단지 이외 대부분은 직장조합 아파트로 건설 되어 있다.
그 옛날 이곳 아파트 분양가격이 분당지역과 같았었다.
그당시 직장조합에서 아파트 분양 받아 입주한 세대는 젊은 30-40대들이었다.
세월이 흘러 20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퇴직하고 60대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 성당 형제자매 모두가 젊음에서 이제 시니어 세대로 바뀌었다.
젊어서 들어와 자리 잡은 동막골 사람들은 두가지 이유로 이곳을 떠나지 못한다.
첫번째.

산을 끼고 있어 공기 좋고, 풍광 좋고, 산행 하기 좋고, 시내 나갔다 동네 어귀에 접어들면 느껴지는 공기가 다르고

특히 동네 인심이 옛날마을 같고 정겨운 동네이다.
두번째

이것이 진짜이유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서 어디 다른곳 아파트에  전세 드러갈 돈도 못되는 이곳 아파트 시세이다.
그래서 모두들 동막골에 터를 잡고 마음을 비우고 느긋하게 산다.
그렇지만,
좋은 것도 너무 많다
재래시장이 크게 있고, 빅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가 주위에 모여있다.
먹거리도 많다
특히 가격이 싸고 맛있고 양이 많은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예로,
요즘 나오는 가오리사과 주먹보다 조금큰 것이 10개에 단돈 천원에 팔때도 있었다.
약국앞에 오래된 노점상 과일 아저씨는 대추토마토를 저녁때 큰것 한박스에 9천원에도 판다.
고기집은 삽겹살이 200g에 9000원(한돈), 꽃등심 600g에 33,000원,
바지락 듬북 들어간 칼국수가 6,000원,
파리바게트 커피가 1,500원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이곳을 인심좋고 살기 좋은 서울의 동막골이라고 한다.
특히나, 이곳에 살다가 다른곳으로 이사간 사람들은 동막골을 참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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