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이야기(Writing and Stories)

만두

나타나엘 2023. 1. 21. 10:48

부모님은 4남3녀를 두셨다.
형제들이 함께 살 때는 명절이면 만두와 송편을 방에 함께 둘러 앉아 빚었다.
설날이면 만두를 만들기 위해 전날 만두속을 큰 다라니에 준비하면 식구모두 모여 만두를 빚는다.
그때 나의 역활은 잘 반죽된 밀가루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밀가루를 뿌리고 밀대로 얇고 넓게 밀어 주전자 뚜껑으로 찍어 내어 만두피를 공급하는 역활을 한다.
아침 먹고 시작한 만두피 반죽을 치대고 반죽이 준비되면 하루 종일 만두를 빚어 신문지를 깔고 밀가루를뿌리고 빚은 만두를 가지런히 줄을 맞추어 서로 붙지않게 늘어 놓는다.
누엿 누엿 저녁이 되면,
부엌에서는 몇일전부터 사골뼈를 큰솥에 우려 놓은 육수를 넣고 빚어 놓은 것을  끊일 때면
만두 만드는 작업은 마무리가 되고
빚고 남은 만두속은 작은 항아리에 담아 다음 또 만두 생각이 날 때 만들어 먹는다.

만두를 빚던 둥굴고 큰상은 밥상으로 바뀌어 사골 국물에 잘 익은 만두를
아홉명의 식구가 모여 먹는데 이때 먹는 만두가 제일 맛있다.
떡을 넣지 않고 만두만 먹는데
만두 모양을 보며 이것은 누가 빚은 것이라느니
누구는 50개를 먹었다느니 하며
서로 먹은 숫자를 이야기하면서
오랜만에 식구가 함께 모여 빚은 만두를 배불리 먹는 날이었다.
몇년전만해도 식구들이 함께 모여 만들어 먹던 그때 그만두가 생각나 나홀로 김치와 두부로 속을 만들고밀가루를 반죽하며 만두피를 만들어 봤는데
모양도 어딘가 어색하고 맛도 그때 그맛이 아니었다.
이제는 마트에서 여러 종류의 만두를 판매하지만
두툼하고 김치가 들어간 엄마표 만두에 비하면
모양만 비슷하지 그맛을 낼수는 없다.

ㅡ설을 하루 앞둔 저의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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