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그르니에에 따르면, 알베르 카뮈는 누구보다 현실의 행복에 충실했던 작가였다. 종교적 구원에 기대지 않고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복’을 위해 기꺼이 투쟁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 카뮈에게 ‘창작’은 가장 치열한 투쟁 수단이었다. 카뮈는 어려운 가정환경, 질병으로 인한 학업 중단 등 잇따른 불운에도 불구하고 ‘창작’을 통해 슬픔을 지혜로, 불운을 투쟁으로 승화할 수 있었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창작을 택했다.’라는 그의 고백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이렇듯 삶의 부조리와 질곡을 직접 경험한 탓인지 훗날 세계적인 스타 작가가 되어 수많은 팬들의 편지와 방문에 시달릴 때도, 카뮈는 요양소에서 온 독자들의 편지에는 일일이 답장을 보냈고 독자들이 진지한 태도로 만남을 청하면 곧잘 마음이 약해졌다고 한다. 장 그르니에는 우리에게 ‘실존주의 거장’으로 알려진 카뮈가 무엇을 생각하고 썼는지 뿐만 아니라, 어떤 습관을 지니고 있었고 어떤 태도로 사람들을 대했는지 생생하게 그 숨결을 복원한다. 그래서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그르니에는 사라지고 알베르 카뮈가 눈앞에, 그것도 아주 감동적으로 다가서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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