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살아간다. 그러면서 같은 브랜드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보다 더 다정하고 친절해진다. 그러나 그 안에서 ‘경비 노동자’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들은 어떻게 그 자리에 서게 되었을까, 그들은 어떠한 삶을 거쳐 여기까지 이르렀을까, 그들은 어떠한 크기의 마음을 하고 타인을 바라보고 있을까.
작가 최훈은 3년 간의 아파트 경비노동자로서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았다. 경비 초소에서 틈틈이 메모를 하던 것이 어느덧 책 한 권의 분량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을 ‘투명인간’이라고 표현한다. 경비원 복장을 하는 순간부터 자기 감정이나 자존심 부스러기를 남겨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입주민이 폐기물 비용을 부담하기 싫다고 욕을 하더라도, ‘저는 투명인간입니다.’ 하고 자리를 피해야 한다. 그가 스스로를 투명인간이자 아파트의 움직이는 시설물이라고 하는 데는, 그의 노동과 보살핌으로 아파트에서의 삶을 영위하는 모두가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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