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길 41. Pedrouzo - SANTIAGO
*21일. 화요일. 41일차. 맑음
Pedrouzo - SANTIAGO 대성당. 20km. 4시간40분.
Alb. Pension Santa Cristina. 40유로. 2인실. 배낭3유로
내일 드디어 산타아고 대성당에 입성한다는 기대와 흥분 때문인지 밤잠을 쉽게 이룰수가 없었고 자주 깨어서 잠을 설쳤다.
알람이 4시에 울리는 소리에 벌덕 일어나 출발 준비를 하고 5시15분 길을 나서니 아직 어둠은 깔려 있는데
우리만이 아니라 많은 순례자들이 길을 걷고 있었다.
자연히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3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 왔다 오늘은 이사벨라씨도 발걸음이 빠르다.
아마도 단단히 마음을 먹고 어려움을 참고 걷고 있는 모습이 느껴진다.
아! 산티아고 데 콤프스텔라를 알리는 대형 글씨 조형물을 보고 드디어 산티아고에 들어 왔다는 감동이 가슴을 뭉클하며 기쁨에 넘쳤다.
이사벨라씨는 작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800km 길을 완주하였고 도중에 왼쪽다리가 불편하여 힘들어 했고 사리아를 지나면서는
오른발까지 부어 올라 고통속에 이길을 걸어서 인지 느낌이 남다르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함께 해주셨기에 가능했고 주님 감사 합니다 라는 말을 계속 되풀이 한다.
아침에 이길을 걸으며,
우리 부부와 아들 윤기 아우구스티노 가정과 창기요한, 부모님, 기도로 함께 해준 모든분들을 봉헌하며 묵주기도를 드릴 때 눈물이 났다.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맨 앞자리에 앉아 미사를 드릴 때도 지나온 모든 것들이 감사 함으로 변화 되고
주님께서 이길을 허락하시고, 함께하시고, 고통을 통해서
저희을 은총과 축복으로 인도하셨음을 가슴 깊이 차오르며 감사의 눈물이 흘렀다.
모든것 주님께 영광 드리고 싶다.
주님 감사 합니다.
친구에게 보낸 편지
800km를 42일간 걸어서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하였단다.
60세 넘은 시니어가 언제 이렇게 긴 여정의 길을 걸어 보겠니.
아마도 요번이 마지막으로 걷는 것이 될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힘들 때마다 기도를 한단다.
지금은 42일만에 버스를 타고 이곳 땅끝마을 Fisterra 바닷가 마을로 와서 쉬고 있지.
산티아고에 입성하는 날은 낮미사 시간에 참석하기 위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출발하였지.
걷기가 끝난 이젠 느긋하게 7시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천천히 일어 나려고 했는데
매일 일어나던 시간이 되니 습관적으로 자연히 눈이 떠지더구나.
아무래도 그 동안 힘들었는지 아니면 진이 빠지고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자도 또 졸립고 멍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바닷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아침을 먹으며 무념 무상인 상태로 그냥 바다를 바라 보고 있지.
날씨는 어제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고 가끔 비도 오고 잔득 흐린 하늘에 음산하기까지 하니 몸이 움추려 진다.
그래도 이 조그만 마을 Fisterra 정류장은 버스를 기다리는 순례자들로 북적이고
차한대가 빠져 나가면 정류장은 한적 해지고 다음 버스 시간이 되면 또 많은 순례자들이 모이곤 하지.
버스 정류장 앞 주변 카페 파라솔에는 순례객들이 자리 잡고는 아침식사로 커피와 토스트를 먹으며 무리들 끼리 버스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눈다.
모두가 커다란 배낭을 하나씩 메고는 어디론가 또 떠나가고 있다.
오늘도 그들은 떠나면서 흥분된 마음을 갖겠지.
우리는 내일은 산티아고로 나가서 버스를 이용해 파티마 성지로 이동 할려고해.
이사벨라씨는 발이 좀 불편했었는데 쉬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괜찮아 지고 있어.
천리길도 아닌 먼길을 배낭을 메고 걸었으니 온전한 사람이 비정상 이 아닐까?
아들이 카톡으로 그러더구나 그렇게 힘든 길을 왜 걸으시냐고?
물론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러는 줄 알지만,
그 고통속에서 감사함을 느끼고,
용서하는 마음을 갖을 수 있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할수 있고,
많은 것을 생각할수 있는 기회를 주고,
더욱이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내면을 깊이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라 할까?
이 길은 인생의 길과도 너무 흡사한 것같아 걸으면 걸을수록 그렇게 느껴지지.
기쁨. 아름다움. 욕망. 희망. 고통. 인내. 환희 등등 이 길위에 모든 것이 있지.
비가 내리는 날,
배낭위에 우비를 쓰고 20km 6시간을 걸어 봐라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리고
이른 아침 맑은 하늘에 새소리와 등 뒤로 아침의 찬란한 여명이 열리고 끝없는 밀밭과 꽃들과 풀들과 살랑이는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이길을 걸으면
이곳에 초대해 주신 주님께 저절로 감사와 영광의 기도를 드리게 된단다.